월간 음악춘추

작곡가 박강준 / 음악춘추 2012년 5월호

언제나 푸른바다~ 2012. 5. 21. 19:04

 

작곡가 박강준
제38회 중앙음악 콩쿠르 1위


"음악을 할 수 있게 환경을 조성해 주신 부모님, 그리고 늘 좋은 결과가 있기까지 지켜주시는 하나님과 항상 연주의 현실성에 대해 신경써 주시는 전상직 교수님께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사실 이번 콩쿠르를 준비하면서 우여곡절도 있었는데요. 콩쿠르를 마칠 때까지 최선을 다할 수 있는 마음을 갖게 해 주신 많은 분들과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현재 서울대 4학년에 재학 중인 박강준이 제38회 중앙음악 콩쿠르 작곡 부문에서 「3 Requirements for Piano Duo」로 1위에 올랐다.
평소 좋아하는 편성이 콩쿠르 지정곡으로 나와 즐겁게 임할 수 있었다는 박강준. 그의 작품 「3 Requirements for Piano Duo」는 피아노 듀오를 함에 있어서 연주자들이 가져야 할 세 가지 자격에 관한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 번째는 리듬감, 두 번째는 감수성, 세 번째는 인내심, 이렇게 연주자들에게 요구되는 자격들을 형상화시켜 모음곡으로 만든 그는  "형식에 얽매이기보다는 자유롭게 곡을 쓰는 편입니다. 특히 이번 작품은 관객들께서 들으셨을 때 제목만을 보고도 '부여된 임무를 잘 수행하고 있구나' 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으셨을 겁니다." 라며 곡에 대해 설명했다.
평소 작곡을 하면서 연주하는 것에도 관심을 가졌다는 그는, 이번 콩쿠르에서 대학 후배와 함께 자신의 곡을 직접 연주하면서, 곡에 대해 새로운 해석을 할 수 있게 되어 보람도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학생의 신분이기 때문에 세종문화회관에서 스타인웨이 피아노를 연주해 볼 기회가 언제 있겠나 싶어 도전하게 되었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저는 곡을 쓰기 전 꼭 산책(?)을 합니다. 그저 서울 시내를 걸어다니면서 이것저것 구경하며 보고 느끼는 것이지요. 베토벤도 이렇게 했다 하여 저도 시도해 보게 되었는데요. 굳이 곡을 쓰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그저 운동으로 끝날 때가 있기도 해요(웃음)."
수학을 전공하던 그는 우연치 않은 계기로 한국예술종합학교 예비시험에 합격했고, 그렇게 중학교 때부터 작곡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본래 부모님께서 음악을 전공하셨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음악을 접할 수 있었지만 피아노 악보를 보면서 '왜 만들어진 악보를 쳐야 할까'? 라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고, 그런 생각과 동시에 점차 직접 곡을 써서 연주해 보고 싶다는 꿈을 키우게 되었다고.
"요즈음은 곡을 쓰면서 작곡가로서의 책임감이나 의무감 등을 예능프로를 보며 많이 깨닫고 있습니다. 특히 제가 즐겨 시청하는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에서는 늘 변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데, 작곡가도 마찬가지로 한 스타일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보다 좋은 것이 있다면 도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작곡가의 삶 또한 도전의 연속이지 않나 싶어요."


아버지인 첼리스트 박문경과 그의 제자들로 구성된 ??메타필로스 첼리스텐??을 위해 편곡 작업을 담당하는 등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있는 그는, 오는 여름 졸업과 동시에 독일로 유학을 떠난다고 하며, 훗날 연주 프로그램 중 한 면을 자신의 프로필로 가득 채우고 싶다는 포부도 전했다.
"제 꿈이기도 하고 소신이기도 한데요. 저는 관객들이 제 작품의 연주를 듣고, 기분 좋게 돌아갈 수 있는 곡을 쓰고 싶습니다. 그리고 꼭 작곡가로서 남는 것만이 아니라 연주자로서의 꿈, 지휘자로서의 꿈도 버리지 않을 생각입니다."

 

글.장혜령 기자/ 사진.김문기 부장